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W. B. 예이츠(1865~1939)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 W. B. 예이츠(1865~1939)
내 인제 일어나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막집 짓고
아홉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들 잉잉대는 숲 속에 홀로 살으리.
또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리 우는 곳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
한밤중에는 등불 깜빡이고, 대낮은
자줏빛으로 타오르며
저녁엔 홍방울새 날개소리 가득한 곳,
내 인제 일어나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의 잔물결 소리 듣고 있으니-
한길이나 잿빛 포도에 서 있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 그 소리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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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에는 이런 곳이 있는지? 이니스프리와 같은 곳. 그곳은 아마도 온갖 소음들을 떠나 당신을 편안하게 하는 그런 평안의 침묵이 있는 곳일 것이다. 시는 아마도 그런 곳에 있을 것이다. 애인도 아마 그런 곳에 있으리라. 오늘의 시는 그런 이니스프리를 마음속에 만들어주는 존재가 아닐까? 그것이 시적 인식이 마지막에 그 닻을 드리울 곳일 것이다. 새삼 시의 의무를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오늘 아침, 이니스프리를 당신 속에 만들며 아침길들을 떠나시길…. <강은교·시인>
두 분의 말에 걸 맛는 우리 가요 '꿈의 대화'...
서울 살이는 이런 마음의 안식처를 용납하지 않는다. 아니 이러한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엔 너무나 다들 버겁게들 살고 있다. 바쁜 걸음걸음들이 한편으론 애처롭다. 그 모습에 나도 포함되기에 그저 이런 시 보며 잠시 위안을 얻을 따름이다. 내 꿈꾸는 그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기에 난 슬프다. 바라는 바 데로 세상이 따라올 수는 없고, 바라는 바 데로 그를 따를 수도 없고 거저 잠시 그의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때 그때가 행복이 아닐 까? 그러나 비극은 그게 잠시고 그 순간은 다시 올 수 없고 그 순간을 다시 찾는 수고로 일상은 더 찌들어 간다는 거다. 하지만 "...아주 조금 이지만 그건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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