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어머니 알통-서홍관(1958~)

~Wonderful World 2011. 2. 12. 00:06

어머니 알통-서홍관(1958~)

 

나 아홉 살 때

뒤주에서 쌀 한 됫박 꺼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내 알통 봐라"하고 웃으시며

볼록한 알통 보여주셨는데.

지난 여름 집에 갔을 때

냉장고에서 게장 꺼내주신다고

주방이 온통 간장으로 넘쳐흘렀다.

손목에 힘이 없다고,

이제 병신 다 됐다고,

올해로 벌써 팔십이라고.

 

------------------------------------------------------------------------------------------

위의 시는 국립암센터에 재직 중인 의사 서홍관 시인의 시다.  그의 시는 아주 힘이 있다. 

 ···

시간의 치마를 입으시고 길을 부드럽게 안개의 천으로 싸 안으신다.  아, 어머니,출렁이는 길 같은 이름!

<강은교·시인>

 

늘 죄스럽게 기억나는 어머니...  내 생활고로 인해 외면했고, 멀리서나마 짐작만 했던 병환 중이시던 때의 어머님!  잠시 병구완은 했었다.  그 당시 안타까운 건 어머니와의 즐거웠던 추억들을 그땐 들려드리려 해도 당시에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거다.  어머님 말년의 고통을 내 어찌 알터이며 헤아릴 수 있으리.  참회로 남은 생 보냄이 내 길이다.   어머님 떠올리며 가슴치는 치기(稚氣)는 이제 그만... 최근 좀 고달프고 심적으로 버거웠던 건 어머님의 여생에 비하면 너무나도 미약할 터이다.  또 하나의 칠흑의 떠널을 벗어나며 헐랭이가...

 

어머니 알통-서홍관(1958~).hwp

 

 

 

 

어머니 알통-서홍관(1958~).hwp
0.0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