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아틀란티스-바닷게의 노래 - 황인숙(1958~)
~Wonderful World
2012. 1. 17. 15:46
아틀란티스-바닷게의 노래 - 황인숙(1958~)
바다는 우리를 얼러 재워놓고
살그머니 일어선다.
나는 실눈을 뜨고 배웅한다.
밤이 유모처럼 저고리섶을 들어
입을 닦아준다.
아무리 배를 채워도 내 영혼은
거품을 뿜고 있다.
온통 바다의 소리를 향해.
거기에 바다가 있다.
거기에 바다의 유혹자가 있다.
나는 스스로 등껍질을 떼어내
팽개칠 듯이 그리웁다.
그러면 다시는 저 바닷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녀의 얼름도 받지 못하리라.
하지만 내일 새벽.
실성한 어미다운 미소를 띠고
달려오실 바다시여.
내 살은 남김없이 당신에게 돌아가고
내 넋은 당신의 소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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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배를 채워도 당신 영혼은 거품을 뿜는가? 달리고 달려도 더 달려야 하는 바닷가의 파도처럼 그렇게 그리운가? 스스로 자기 등껍질을 떼어내 팽개치고 싶은 바닷가의 한 마리 게처럼 그런 심정인가? 실성한 어미처럼 바다는 달려오시는데, 정말 내 살은 남김없이 당신에게로 돌아갈 것인가? 내 넋은 당신에게로 가 파도소리와 화답하며 메아리 칠 것인가? <최정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