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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가 있는 풍경-이시영(1949~ )

~Wonderful World 2012. 2. 10. 11:41

마차가 있는 풍경-이시영(1949~ )

 

 

 

프랑스 노르망디의 한 도시에서는 아침마다 통학버스 대신 친환경적인 19세기식 마차가 집집마다 들러 어린이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하는데, 바람에 부드러운 갈기를 날리면서 흰 콧김을 내뿜으며 천천히 거리를 오가는 말의 자태 또한 그린 듯이 아름다울뿐더러 그놈이 도심의 한복판에서 엉덩이를 들고 풀내음 가득한 똥을 마구 내지를 때엔 어른들은 물론 마차 안의 어린이들이 제일 환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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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학버스 대신 마차를 타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그 재미에 학교에 결석하거나 지각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말이 꼬리를 쳐들고 똥을 내지르기 전 방귀를 뀔 때 아이들이 코를 쥐고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서 엄마에게 하는 말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엄마 오늘도 말이 18번가에서 잠시 멈추더니 똥을 쌌어, 오줌이 폭포처럼 쏟아졌어, 어제보다는 조금 쌌어. 말똥은 바닥에 떨어졌어. 세 번 떨어졌어, 푸른 풀이 섞인 말똥이 풀풀 냄새를 풍겼어. 우리 아이들도 이런 학교에 보내고 싶다. 아니 우리 아이들의 학교에도 이런 통학 마차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최정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