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빨간 외바퀴 손수레(The Red Wheelbarrow)

~Wonderful World 2012. 9. 14. 04:07

빨간 외바퀴 손수레(The Red Wheelbarrow)

-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1883~1963)

 

 

 

참 많은 것이 so much depends

 

걸려 있다 upon

 

빗물에 젖어 a red wheel

 

반짝이는 barrow

 

빨간 외바퀴 glazed with rain

 

손수레 water

 

그 곁에 흰 beside the white

 

병아리들 chick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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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끝의 산뜻한 풍경을 인상적으로 그렸다. 윌리엄스는 “관념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라는 모토로 이미지를 중시했다. 사물과 시적 주체의 교감에 의해 발생한 날것의 표상 그 자체를 제시하고, 그 뒤에 꼬리를 무는 관념은 배제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지를 통해 외바퀴 손수레에 온통 몰입된 시적 주체의 마음이 오히려 선명하게 부감한다. 시에 대한 감상 또한, 시적 주체가 그랬듯이 그 이미지와 마주선 독자의 몫이다. 맥락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된다. 시인이 쓴 시는 어차피 독자에 의해 새로 쓰인다. 감상 또한 창작이다. 유종호는 첫 연을 “천하(大事)가/ 걸려 있다”고 매우 적극적으로 옮겼다(『시란 무엇인가』). 어려운 어휘는 없지만 막상 옮기려면 쉽지 않다. 좋은 문장이란 이런 게 아닐까. 3연과 4연은 우리말의 관례상 바꾸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장철문·시인·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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