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뜨개질, 그 후-송찬호

~Wonderful World 2016. 5. 8. 19:57

뜨개질, 그 후

                 송찬호



그리하여 커가는 아이의 치수에

맞춰 얼마나 많은 기다림을 짜고

풀어내고 짜고 풀어내고 하였던가


세월이 흘러도 그집은 오래도록 불빛이 꺼지지 않았다

언젠가 나도 그 앞을 지나가다 불빛에 들킨적 있다

거기 문 밖에 누가 와서 울고 있니?

희망이냐, 희망이냐


불빛은 미동도 없이

고요히 타오르고 있었다

뜨개질은 멈출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때의 그 나지막한 읊조림을 무어라 할까

창문의 그 꺼지지 않고 옹송그리는 그림자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입술을 지나가는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