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천천히 와-정윤천(1960)

~Wonderful World 2018. 11. 29. 05:19
'천천히 와'-정윤천(1960)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뒤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 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갯길과 가쁜 숨결마저도

자신이 감당하리라는 아픈 말

천천히 와

아무에게는 하지 않았을, 너를 향해서만

나지막이 들려준 말

천천히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