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그대와 나 - 빅두규(1956~)
~Wonderful World
2018. 12. 25. 07:56
그대와 나
-박두규(1956~)
강물은 이미 협곡의 사이를 흐를 때나 들녘을 가르며 흐를 때부터, 아니 처음부터 바다다. 세상의 모든 물방울 하나하나가 다 바다다.
그래도 강물은 바다까지 흘러가야만 강물이다. 바다에 이르러 한 몸이 되어도 강물은 강물인 채로 바다의 중심을 가르며 흘러야 강물이다.
강물은 강이 되기 전부터 벌써 바다다. 물방울 하나하나도 다 바다를 향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강물이 바로 강물인 이유이기도 하다. 강물은 바다에 닿아도 저 자신을 잃지 않은 채로 바다의 중심을 가르며 강물로서 흐른다. 바다는 고인 물이 아니다. 사랑과 자유의 바다에서 강물과 바다는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이다. 그대는 그대이고 나는 나여서, 우리는 드디어 하나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그대와 나
-박두규(1956~)

시아침 12/25
그래도 강물은 바다까지 흘러가야만 강물이다. 바다에 이르러 한 몸이 되어도 강물은 강물인 채로 바다의 중심을 가르며 흘러야 강물이다.
강물은 강이 되기 전부터 벌써 바다다. 물방울 하나하나도 다 바다를 향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강물이 바로 강물인 이유이기도 하다. 강물은 바다에 닿아도 저 자신을 잃지 않은 채로 바다의 중심을 가르며 강물로서 흐른다. 바다는 고인 물이 아니다. 사랑과 자유의 바다에서 강물과 바다는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이다. 그대는 그대이고 나는 나여서, 우리는 드디어 하나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그대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