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시의 시대-이창기(1959~)
~Wonderful World
2019. 3. 12. 11:10
시의 시대-이창기(1959~)
라면이 끊는 사이 냉장고에서 달걀 하나를 꺼내다. 무정란이다. 껍데기에는 붉은 핏자국과 함께 생산일자가 찍혀있다. 누군가 그를 낳은 것이다. 비좁은 닭장에 갇혀, 애비도 없이. 그가 누굴 닮았건, 그가 누구이건 인 마이 마인드 인, 마이 하트, 이 마이 소울을 외치면 곧장 가격표가 붙고 유통된다. 소비는 약속된 미래다. 그는 완전한 무엇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날아오르기를 꿈꾸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누군가를 애끓게 사랑했던 기억도 없다. 그런데 까보면 노른자도 있다. 진짜 같다.
라면이 끊는 사이 냉장고에서 달걀 하나를 꺼내다. 무정란이다. 껍데기에는 붉은 핏자국과 함께 생산일자가 찍혀있다. 누군가 그를 낳은 것이다. 비좁은 닭장에 갇혀, 애비도 없이. 그가 누굴 닮았건, 그가 누구이건 인 마이 마인드 인, 마이 하트, 이 마이 소울을 외치면 곧장 가격표가 붙고 유통된다. 소비는 약속된 미래다. 그는 완전한 무엇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날아오르기를 꿈꾸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누군가를 애끓게 사랑했던 기억도 없다. 그런데 까보면 노른자도 있다. 진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