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사람-헤르만 헤세(1877~1962)
~Wonderful World
2019. 4. 6. 12:05
아름다운 사람
-헤르만 헤세(1877~1962)
장난감을 받고서는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다 기어이 부숴버리고,
내일이면 벌써 장난감을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당신은 내가 드린 마음을 귀여운 장난감인 양
조그만 손으로 가지고 놀 뿐,
내 마음 고뇌에 떨고 있는 걸 살피지 않네.
아이들은 예쁘고 착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지렁이를 밟고 개구리를 던져 죽인다. 아이들은 백지처럼, 예쁘지도 착하지도 않다. 그것이 무구(無垢)겠지.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이 아이 같은 사람! 아, 나는 사랑에게 얼마나 내 마음을 들키고 싶은가. 그리고 내 사랑은 얼마나 철이 없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순진무구한 모름 속에 부서질 것 같은 내 심장! 하지만 당신은 영원히, 아름다운 사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사람
-헤르만 헤세(1877~1962)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다 기어이 부숴버리고,
내일이면 벌써 장난감을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
당신은 내가 드린 마음을 귀여운 장난감인 양
조그만 손으로 가지고 놀 뿐,
내 마음 고뇌에 떨고 있는 걸 살피지 않네.
아이들은 예쁘고 착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지렁이를 밟고 개구리를 던져 죽인다. 아이들은 백지처럼, 예쁘지도 착하지도 않다. 그것이 무구(無垢)겠지.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바로 이 아이 같은 사람! 아, 나는 사랑에게 얼마나 내 마음을 들키고 싶은가. 그리고 내 사랑은 얼마나 철이 없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순진무구한 모름 속에 부서질 것 같은 내 심장! 하지만 당신은 영원히, 아름다운 사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아름다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