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시들

가랑잎처럼 가벼운 숲 - 허형만

~Wonderful World 2019. 10. 18. 00:39

가랑잎처럼 가벼운 숲


허형만




숲길 누리장나무 아래

검정 상복을 입은 개미들이

참매미의 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이미 여름은 끝났는데

한순간의 작렬했던 외침은

지금쯤 어느 골짜기를 흘러가고 있을까

오후 여섯 시, 햇살이 서서히 자리를 뜨는 시간

부전나비 한 마리

누구 상인가 하고 잠시 기웃거리다 떠나가고

이제 곧 가을이 깊어지리라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숲을 끌고 가는 개미들의 행렬

숲은 가랑잎처럼 가볍다

-다음 친구 블로그<별똥별이야기>에서 퍼나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