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나는 세상 모를고 살았노라 - 김소월(1902~1932)

~Wonderful World 2020. 5. 24. 01:29

나는 세상 모를고 살았노라 - 김소월(1902~1932)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을 나서서

예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다'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은 알았으랴

제석산 붙은 불은 예날에 갈라선 그 내님의

무덤의 돌이라도 태웠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