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그릇 - 오세영(1942~ )

~Wonderful World 2020. 6. 13. 03:38

그릇 - 오세영(1942~ )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