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퍼왔습니다. 실화랍니다.
이것은 실화다.
얼마 전 이른 아침, 서울 시내버스 안, 기사와 세 명의 승객이 있었다. 50대 신사와 회사원 차림의 젊은이, 중학교 1~2학년쯤 돼 보이는 소녀가 있었다. 한 정류장에서 80세 전후로 보이는 노인이 탔다. 그는 양손에 묵직한 비닐봉지를 끌고 힘겹게 버스에 올랐다. 노인은 “요금이 없어서 미안하다. 조금만 태워달라”며 기사 뒷자리에 걸터앉았다. 기사는 “요금도 없이 버스를 타시면 안 됩니다”면서 “다음 정류에서 내리세요”라고 말했다. 일순 버스엔 긴장감이 돌았다.
▦ 노인은 자리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거듭 “미안하다”고 했고, 기사는 “그러시면 안 된다, 내리시라”고 했다. 여기까진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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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 앉아있던 소녀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기사 아저씨, 할아버지 내리라고 하지 마세요! 차비가 없다고 하시잖아요.” 더 놀란 것은 소녀의 다음 행동이었다. 소녀는 버스요금 박스에 만원 짜리 지폐 한 장을 집어넣었다. 뜨악한 표정을 짓는 기사에게 “잔돈은 할아버지 같은 분들이 타시면 요금으로 계산하세요”라고 말했다.
침묵이 흘렀다.
▦ 진정 당혹스러운 쪽은 신사였다. 자신의 지갑에 있는 몇 장의 지폐가 떠올랐다. 슬며시 한 장을 빼냈다. 다행히 소녀는 내리지 않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신사는 목적지에서 버스 문이 열리자 소녀의 외투 주머니에 만 원짜리 한 장을 슬쩍 집어넣고는 죄인처럼 도망치듯 버스에서 내렸다. 신사의 만 원을 소녀가 어찌했는지, 소녀의 만 원을 기사가 어찌했는지 알지 못한다. 신사는 여기까지의 얘기를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고백하면서 소녀에 대한 어른의 죄책감을 씻고 싶다고 했다.
▦ 한 아주머니가 빵을 사러 동네 제과점에 들렀다. 한 노인이 제과점에 들어와 케이크를 주문하면서 집까지 배달해줄 수 없느냐고 묻고 있었다. 그는 심각한 파킨슨병 환자였다. 노인은 자기의 부인이 깜짝 놀라게 생일파티를 해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종업원은 규정상 배달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자신의 일을 팽개치고 노인을 부축하여 함께 케이크를 집까지 들어다 주었다. 그 아주머니는 ‘버스 안 소녀와 노인’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 신사의 말이 생각난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그 소녀가 갖고 있는 DNA 같은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