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진이정(1957~1993)

~Wonderful World 2021. 12. 22. 08:58

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 진이정(1957~1993)

 

흐르는 지금 이 시간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꽃이라고 별이라고 명명해도 좋을까요  그대가 흘러갑니다  꽃이 흘러갑니다  흘러흘러 별이 떠내려갑니다  모두가 그대의 향기 질질 흘리며 흘러갑니다  그대는 날 어디론가 막다른 곳까지 몰고가는 듯합니다  난 그대 안에서 그대로 불타오릅니다  그대에 파묻혀 나는, 그대가 타오르기에 불붙어 버렸습니다  지금 흘러가는 <이때>의 이름은 무엇입니까...(중략)...시간이 흐릅니다  나도 저만치 휩싸여 어디론가 떠내려갑니다  아아 무량겁 후에 단지 한 줄기 미소로 밖엔 기억되지 않을 그대와 나의 시간, 난 찰나를 저축해 영겁을 모은 적이 없건만 이 어이된 일입니까  솜털 연기 나비라고 명명해봅니다  엉터리 작명가라 욕하지 마세요  당신이 흐르기에 나는 이름 지을 따름입니다  흐르는 당신 속에서 난 이름 짓는 재주 밖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