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한 걸음 더 - 정끝별(1964~)

~Wonderful World 2022. 1. 14. 06:47

한 걸음 더 - 정끝별(1964~)

 

낙타를 무릎 꿇게 하는 마지막 한 짐

거목을 쓰러뜨리는 마지막 한 도끼

 

사랑을 식게 하는 마지막 한 눈빛

허구한 목숨을 거둬가는 마지막 한 숨

 

끝내 안 보일 때까지 본 일 또 보고

끝을 볼 때까지 한 일 또 하고

 

거기까지 한 걸음 더

몰리니까 한 걸음 더

 

댐을 무너뜨리는 마지막 한 줄의 금

장군!을 부르는 마지막 한 수

 

시대를 마감하는 마지막 한 방울의 피

이야기를 끝내는 마지막 한 문장

 

알았다면 다시 할 수 없는 일

알았다해도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일

 

거기까지 한 걸음 더

모르니까 한 걸음 더

 

시집 '은는이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