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신경림(1935~ )
뗏목은 강을 건널 때나 필요하지
강을 다 건너고도
뗏목을 떠메고 가는 미친놈이 어데 있느냐고
이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빌려
명진 스님이 하던 말이다
저녁 내내 장작불을 지펴 펄펄 끓는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운 절방
문을 열어 는개로 뽀얀 골짜기를 내려다보며
곰곰 생각해본다
혹 나 지금 뗏목으로 버려지지 않겠다고
밤낮으로 바둥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 나 지금 뗏목으로 버려야 할 것들을 떠메고
뻘뻘 땀 흘리며 있는 것은 아닐까
'좋아하는 시들, 시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좋은 말 / 천양희 (0) | 2010.10.25 |
---|---|
봄과 같은 사람 ㅡ 이해인 (0) | 2010.10.13 |
'연' - 박철(1960~ ) (0) | 2010.09.21 |
'비빔밥' - 고운기(1961~ ) (0) | 2010.09.21 |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최두석(1956~ ) (0) | 2010.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