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1948~) 콩, 너는 죽었다 - 김용택(1948~) 콩 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 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실천문학사)' 중에서 처음 읽는 시들... 2022.01.03
산수도(山水圖) - 신석정(1907~1974) 산수도(山水圖) - 신석정(1907~1974) 숲길 짙어 이끼 푸르고 나무 사이사이 강물이 희여...... 햇볕 어린 끝에 산새 쉬고 흰 구름 한가히 하늘을 거닌다. 산가마귀소리 골짝에 잦은데 등너머 바람이 넘어 닥쳐와...... 굽어든 숲길을 돌아서 돌아서 시냇물 여운이 옥인듯 맑아라. 푸른 산 푸른 산이 천 년만 가리 강물이 흘러흘러 만 년만 가리 산수는 오로지 한폭의 그림이냐 처음 읽는 시들... 2021.01.31
별자리 - 김은지(1981~) 별자리 - 김은지(1981~) 우리는 서로 미워하는 편이 쉬운 위치에 있어 간신히 서로 싫어하지 않기 위해 모든 온기를 소모하고 우리는 서로의 빛을 흐리는 거리에 있어 서로의 존재만으로 빛을 잃어간다 잘해 보려 하면 할수록 불안해 오히려 무심하다가 진작 정해진 오해를 산다 우리는 너무 집중하고 있기에 다른 별자리에서 자유롭게 빛나는 각자의 모습을 우유빛으로 소박하게 떠나는 모습을 그리지 못한다 처음 읽는 시들... 2019.11.11
새싹 - 정호승 새싹 - 정호승 봄이 와서 대모산에 가면 통나무를 잘라 만든 계단이 있고 통나무마다 연둣빛 새싹이 돋는다 웬일인지 사람들은 산을 오르며 그 싹을 힘차게 밟고 지나간다 나도 사람이다 나는 적어도 그런 사람은 되지 않겠다 처음 읽는 시들... 2019.10.16
스무살의 생일-강재영(2017 시민공모작) 미역국(?)-강재영(2017 시민공모작) 스무살의 생일이었다 혼자 맞은 생일이었다 엄마의 밥이 그링워 그리워 만든 미역국 서로를 품지 못 해 미역은 미역대로 국물은 국물대로 몇 방울 서러운 눈물이 흘러들어가니 간이 그런대로 맞을 만했다 다들 그렇게 눈물로 간을 맞춰가며 어른이 되었.. 처음 읽는 시들... 2019.10.04
물안개-류시화 물안개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저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겁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처음 읽는 시들... 2019.10.03
다른 북소리-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1862) 다른 북소리-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1862) 왜 우리는 그렇게 성공하기 위해 조급히 굴며 또한 그렇게 사업적일까. 만일 어떤 이가 그의 동료들과 발을 맞추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는 다른 북소리를 듣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 박자가 고르거나 또는 늦거나 그로 하여금 그가 듣는 북소리.. 처음 읽는 시들... 2019.10.03
대리의 유목(遊牧)-정와연(1947~) 대리의 유목(遊牧)-정와연(1947~) 야크는 어디에 있나 강남 한복판 불빛의 고지에서 천막을 친다 이 막막한 소음 속에서 전화를 기다리며 길을 찾고 있는 사람들 오늘 밤 노선은 또 얼마나 좁고 높을 것인지 몇 십 갈래의 길들을 돌아서 아침의 현관으로 돌아 갈 것인지 몇 번의 경적으로 길.. 처음 읽는 시들... 2019.03.14
별것도 아닌 것이 -최승호 별것도 아닌 것이 -최승호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나는 별게 아니겠지하면서 별것 아닌 것으로 제쳐버리면 어느새 큰일이 되고 마는 쓸데없는 일인 것 같고 별것 아닌 정말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아직껏 나는 바보스럽도록 순진하고 멍게처럼 멍청한 것도 아닐 텐데 .. 처음 읽는 시들... 2016.04.15
소나기-장석주-(1954~) 소나기-장석주-(1954~) 구름은 만삭이다. 양수가 터진다. 흰 접시 수만 개가 산산이 박살난다. 하늘이 청둥 놓친 뒤 낯색이 파래진다. 처음 읽는 시들... 2015.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