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김이나 작사가 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 땅에서. 하늘에서. 주위의 모두에게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 - 마종기(1939~), ‘과수원에서’ 중에서 봄날의 푸른 싹, 지난밤 내린 비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선물 아닐까 인간의 보잘것없음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주로 ..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6.04.15
지금 좋다고 좋아하지 말고... 지금 좋다고 좋아하지 말고 지금 슬프다고 슬퍼하지 말라 - 김채임(1922~ ), ‘딸들에게’ 중에서 올해 아흔넷 어머니의 당부 세월만큼 훌륭한 시가 있을까 각계 명사의 애송시를 소개하는 이 코너에서 많은 격려를 받아왔다. 여섯 살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까닭에 남들보다 철이 일찍 ..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6.04.03
눈은 살아 있다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중략)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김수영(1921~68) ‘눈’ 중에서 나는 20대를 1970년대 유신시대와 함께 보냈다. 김지하 시인을 비롯해 많은 ..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8.25
잎을 떨치는 / 저것이 바람인가 잎을 떨치는 / 저것이 바람인가 전선을 울리는 / 저것이 바람인가 모습을 잃어 / 소리로만 사는 것인가 바람이여 /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바람이고 싶은 / 나는 무엇인가 바람이어야 하는 / 나는 또 무엇인가 모습을 벗고 / 소리마저 버리면 허(虛)는 마냥 실(實)인 것이니 바람이..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8.10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 진용선(1963~ ) 『정선아리랑 가사사전』 중에서 시가 심장으로 써진다면 노래는 혀끝에서 피어난다. 노래의 운명은 혀와 귀의 검열을 받는 것. 부르는 이 혀끝에 돌돌 말리고, 듣는 이 귓불에 솔솔 스며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8.10
이 고요한 지붕, 비둘기 노니는 곳 이 고요한 지붕, 비둘기 노니는 곳 소나무 일렁이는 사이, 무덤들 사이 저기 불꽃으로 이뤄지는 그 정오 바다, 바다는 늘 다시 시작하고 오, 이 사유의 보답 신들의 정적 위에 오래 머무는 시선 (…) 바람이 인다, 살아야 한다. - 폴 발레리(1871~1945) ‘해변의 묘지’ 중에서 이 시를 처음 읽..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8.10
꽃이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 최영미(1960~) ‘선운사에서’ 중에서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그만둘 때 고등학교 선배가 종이에 적어 ..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7.17
삶을 신뢰하라. 삶을 신뢰하라. 그러면 많은 이들이 너의 말과 행동을 신뢰할 것이다. 마음의 씨앗들을 세상에 뿌리는 일이 지금은 헛되이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열매를 거두게 되리라. - 매들린 브리지스(1844~1920) ‘인생 거울’ 중에서 우리 삶은 ‘인생 거울’에 어떻게 비칠까? 세상 살면서 깊이 성찰..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6.11
새가 새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것 새가 새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것 그가 새장에 들어가거든 살며시 붓으로 새장을 닫을 것 그리고 차례로 모든 창살을 지우되 새의 깃털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할 것 - 자크 프레베르(1900~77)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중에서 이 시를 처음 읽었을 때는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다..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6.04
인생무상 뜻이 절절해서 인생무상 뜻이 절절해서 암송하며 내 마음 달래네 동영상은 joongang.co.kr [최효정 기자]당나라 시인 하지장(賀知章)은 성품이 넉넉한 풍류객이었다. 만년에 벼슬을 버리고 신선의 도를 닦은 이로 시서(詩書)에 능했다. 담론이 좋아 그를 좋아하는 이들이 청담풍류(淸談風流)라 불렀다. ‘회.. 중앙일보 '나를 뒤흔든 시 한 줄' 201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