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발바닥에 이마 대고-박재삼(1933~1997)
1년 5개월 짜리
상규의 잠자는 발바닥
골목 안과 뜰 안을 종일
위험하게 잘도 걸어다녔구나.
발바닥 밑으로 커다란 해를 넘긴
어여쁘디 어여쁜 발아.
돌자갈 깔린 길보다도 험한
이 애비의 이마를 한번 밟아 다오.
때 안 타는 연한 발아.
탁한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구원은 역시 순수한 어린 영혼들이다.
결혼은 소망하지 않지만 아기는 소망한다. 아니다. 아이는 내가 필요할 때만 찾는 자판기 속의 물건이 아니다. 지저분한 내 마음의 거울 좀 닦고 오늘을 또 시작해볼 일이다.
아기 발바닥에 이마 대고-박재삼(1933~199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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