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길-조병화(1921~2003)

가을길-조병화(1921~2003)

 

맨 처음 이 길을 낸 사람은 

지금 쯤 어디쯤 있을까

나보다 먼저 이 길을 간 사람은

지금쯤 어디를 가고 있을까

이제 내가 이 길을 가고 있음에

내가 가고 보이지 않으면

 

나를 생각하는 사람, 있을까

그리움으로, 그리움으로 길은 이어지며

이 가을,

어서 따라보라고

어서 따라오라고

다직, 하늘을 열어놓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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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가을 시를 읽는다. 좋지않은 일은 늘 내겐 겹친다. 엉뚱하게 다른 곳에서 다른 이에게 실수를 하고 늘 목소리가 크고... 언제쯤이면 난 나를 제대로 다스려 후회하는 일들이 줄까? 입추 지난지가 한참인데 바람은 아직 매섭다. 살이가 버거운 이들은 추운 겨울이 버겁다.

<봄보다 가을을 더 기다리고 여름을 더 좋아하고 가난하고 어리석은이가...>

 

가을길-조병화(1921~2003).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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