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烽火) - 고 은
가리라
시뻘건 대대 육친같이
가리라
시꺼먼 대대 원수같이
눈 부릅뜬 혁명 앞두고
한밤중 화들짝 깨어난 봉홧불로
가리라
저 봉우리
저 봉우리 건너
저 봉우리
저 봉우리 건너
저 봉우리
저 봉우리의 칠흑 속 건너
가리라
동트기 전
천리 밖 역모
기어이 관악 봉수대 이르기까지
숨지며
턱밑 칼끝의 목멱산 봉수대까지
가리라
가서
한 생애 멸하리라
내 심장의 백만 전사들 먼동 트리라
—《미네르바》2012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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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8세에 출가, 수도생활을 하던 중 1958년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문단활동을 시작. 첫 시집『피안감성』(1960). 시선집 『어느 바람』, 서사시 『백두산』(전7권), 연작시편 『만인보』(전30권), 『고은 시전집』(전2권), 『고은 전집』(전38권)을 비롯해 150여권의 저서를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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