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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와 너트의 시 - 김복근(1950~ )

~Wonderful World 2014. 5. 1. 23:18

볼트와 너트의 시 - 김복근(1950~ )

 

 

적의의 눈으로 그대를 지켜봄은

펑크 난 나의 일상 구부러진 좌표 속에

일몰이 가져다주는

알 수 없는 공포 때문

무심코 돌려 대는 볼트와 너트처럼

나는 조이고 있다 때로는 풀리고 있다

감출 수 없는 아픔에 벼랑을 딛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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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가 난 것이 자동차인 줄 알았는데 ‘나의 일상’이었군요. 무심코 볼트와 너트를 돌려 손을 써보려 하는데 잘 되지 않는군요. 쉽게 풀리고 쉽게 조였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군요. 그 순간, 슬프게도 ‘나’가 볼트였고 너트였다는 것을 알아버렸군요. ‘나’는 ‘구부러진 좌표 속에서’ 늘 누군가에 의해서 조였다가 풀렸던 것을요. 그래서 그 자리가 벼랑이 되어버린 거군요. 가끔 누군가가 ‘적의의 눈’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이 벼랑에 서 있을 때였군요. 그런 줄도 모르고 그 눈에 맞서곤 했습니다. <강현덕·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