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둥그런 잠 - 이가림(1943~ )

~Wonderful World 2014. 8. 4. 04:32

둥그런 잠 - 이가림(1943~ )

 

 

오동꽃 저 혼자 피었다가

오동꽃 저 혼자 지는 마을(…)

버려진 옛집 마당에 서서

새삼스레 바라보는

아득한 조상들의 뒷동산
 

어릴 적 어머니의 젖무덤 같은

봉분 두 개

붕긋이 솟아 있다

 
저 아늑한 골짜기에 파묻혀(…)

연한 뽕잎 배불리 먹은 누에처럼

둥그렇게 몸 구부려

사르르 잠들고 싶다

 

 

둥그런 잠.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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