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상회 - 윤희상(1961~ )
여름에는
얼음을 팔고
겨울에는
석유를 판다
1960년대, ‘3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김수영)들이 있던 시절, 동네마다 얼음 파는 가게들이 있었다. 냉장고가 아주 귀할 때다. 한여름 얼음 한 덩이 사다가 잘게 깨서 수박화채를 만들어 식구들이 빙 둘러앉아 떠먹는 게 큰 기쁨이었지. 얼음 가게는 겨울엔 연탄이나 석유를 팔았다. 달동네 서민들은 연탄도 날마다 한두 장씩 사다 썼다. 벌겋게 타오르는 연탄들이 데운 한방에서 식구들이 함께 잤다. 이 심심한 시는 달동네에 살던 시절, 큰 기쁨은 없어도 자잘한 기쁨은 많았던 그 옛날의 추억을 날카롭게 자극한다. <장석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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