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기
-문동만(1969~ )
새벽꿈에 깨어
어린이로서 소년으로서 울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라지 않는 아이 하나를 안고 자다가
흘러간 겨울 저녁 연기 같은 것이
먹다 내려놓은 숟가락 같은 것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 하나가
되돌아와 건드리면
말미잘처럼
땅강아지처럼
작고 서러워졌다
"꿈에 깨어"란 말을 보니 그는 아직 꿈속에 있는 것 같다. 생시보다 더 생생한 꿈속에서 소년이, 아이가 되어 있다. 울 때는 어른도 아이 같다. 밥 먹어야지 부르던 저녁연기가 있었고, 다 못 먹고 숟가락 내려놔야 했던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 같다. 생시엔 못 오는 사람이 꿈에 찾아올 때도 그는 그 옛날로 불려가서, 작고 서럽고 외로운 무엇이 된다. 사람이 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소년기
-문동만(1969~ )

시아침 7/10
어린이로서 소년으로서 울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라지 않는 아이 하나를 안고 자다가
흘러간 겨울 저녁 연기 같은 것이
먹다 내려놓은 숟가락 같은 것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 하나가
되돌아와 건드리면
말미잘처럼
땅강아지처럼
작고 서러워졌다
"꿈에 깨어"란 말을 보니 그는 아직 꿈속에 있는 것 같다. 생시보다 더 생생한 꿈속에서 소년이, 아이가 되어 있다. 울 때는 어른도 아이 같다. 밥 먹어야지 부르던 저녁연기가 있었고, 다 못 먹고 숟가락 내려놔야 했던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 같다. 생시엔 못 오는 사람이 꿈에 찾아올 때도 그는 그 옛날로 불려가서, 작고 서럽고 외로운 무엇이 된다. 사람이 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소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