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시들

시-오봉옥(1962~)

~Wonderful World 2018. 11. 11. 13:21

시-오봉옥(1962~)



피 투성이로 누워

가쁜 숨

몰아쉬고 있을 때


이름도 모를

한 천사가

제 몸을

헐어주겠다고 사뿐,


사뿐,


사뿐, 그 벌건 입 속으로

걸어 들어온 뒤

다시 하늘로

총총

사라져간 것이었다


그뒤 난

길에 침을 뱉거나

무단횡단을 하다가도

우뚝우뚝

걸음을 멈추곤 하였는데


그건 순전히

내 안의 천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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