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봉옥(1962~)
피 투성이로 누워
가쁜 숨
몰아쉬고 있을 때
이름도 모를
한 천사가
제 몸을
헐어주겠다고 사뿐,
사뿐,
사뿐, 그 벌건 입 속으로
걸어 들어온 뒤
다시 하늘로
총총
사라져간 것이었다
그뒤 난
길에 침을 뱉거나
무단횡단을 하다가도
우뚝우뚝
걸음을 멈추곤 하였는데
그건 순전히
내 안의 천사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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