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년생
-박준(1983~ )
아랫집 아주머니가 병원으로 실려 갈 때마다 형 지훈이는 어머니, 어머니 하며 울고 동생 지호는 엄마, 엄마 하고 운다 그런데 그날은 형 지훈이가 엄마, 엄마 울었고 지호는 형아, 형아 하고 울었다
한 살 터울에도 차이가 있어 지훈이는 '어머니'를 부르며 울고 지호는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병원이 데리러 오는 날이면 늘 그랬다. 하지만 형이 '엄마'로 어려지고 동생은 '형아'로 어려지는 더 위중한 날이 왔나 보다. 무슨 방도가 없어 눈앞이 캄캄할 때도 아이들은 자란다. 그때엔 연년생의 차이가 더 또렷해져서 형은 형으로, 동생은 동생으로 울며 구슬피 자란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연년생
-박준(1983~ )

시아침 1/29
한 살 터울에도 차이가 있어 지훈이는 '어머니'를 부르며 울고 지호는 '엄마'를 부르며 울었다. 병원이 데리러 오는 날이면 늘 그랬다. 하지만 형이 '엄마'로 어려지고 동생은 '형아'로 어려지는 더 위중한 날이 왔나 보다. 무슨 방도가 없어 눈앞이 캄캄할 때도 아이들은 자란다. 그때엔 연년생의 차이가 더 또렷해져서 형은 형으로, 동생은 동생으로 울며 구슬피 자란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연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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