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의 비유
김선우
처음엔 보자기 한 장이 온전히 내 것으로 왔겠지
자고 놀고 꿈꾸었지 그러면 되었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보자기는 조각나기 시작했지
8등분 16등분 24등분 정신없이 갈라지기 시작했지
어느덧 중년-
시간의 보자기를 기우며 사네
조각난 시간들로 조각보를 만들며
시간으 기우는 바늘 끝에 자주 찔리며
지금 없는 과거의 시간을 기우네
미래를 덮지 못하는 처량한 조각보를 기우네
한번 기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네
그러니 청년이여 우리는
가장 한쪽 심장에 지닌 보자기 하나는
손수건만 하더라도 통째로 가질 것
단풍잎만 하더라도 온전히 통째일 것
온전한 단풍잎 한 장은 광야를 덮을 수 있네
김선우
처음엔 보자기 한 장이 온전히 내 것으로 왔겠지
자고 놀고 꿈꾸었지 그러면 되었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보자기는 조각나기 시작했지
8등분 16등분 24등분 정신없이 갈라지기 시작했지
어느덧 중년-
시간의 보자기를 기우며 사네
조각난 시간들로 조각보를 만들며
시간으 기우는 바늘 끝에 자주 찔리며
지금 없는 과거의 시간을 기우네
미래를 덮지 못하는 처량한 조각보를 기우네
한번 기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네
그러니 청년이여 우리는
가장 한쪽 심장에 지닌 보자기 하나는
손수건만 하더라도 통째로 가질 것
단풍잎만 하더라도 온전히 통째일 것
온전한 단풍잎 한 장은 광야를 덮을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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