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뒷모습을 짧게 배웅하고 나서 영주는 서점 안으로 들어섰다. 기분 좋은 느낌. 영주의 마음이 일터를 반긴다. 영주는 몸의 모든 감각이 이곳을 편안해함을 느낀다. 그녀는 더 이상 의지나 열정 같은 말에서 의미를 갖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기대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을 몰아 붙이기 위해 반복해서 되뇌던 이런 말들이 아니라, 몸의 감각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녀가 어느 공간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가 되었다. 몸이 그 공간을 긍정하는가. 그 공간에선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그 공간예선 내가 나를 소외시키지 않는가. 그 공간에선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가. 이 서점이 그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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