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찍 잤다.
열 시 반에서 열 한 시에 잠들어서
5시 경에 화장실 다녀와서
8시까지 또 잤다.
아홉시 이십분경에 출근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추워서인지 무척 배달 주문이 많았다.
난 급하면 시간이 더 빨리 갈줄 알고
빨리 달리면, 시간이 더 빨리 가는 줄 안다.
말도 많은 하루였다. 날은 추운데 더 빨리 오토바이를 탔다.
계단도 가끔은 뛰어 다녔다.
낮에는 그나마 견딜만했다. 햇볕도 있고 바람도 덜 불고,
담배도 그럭저럭 맛이 있고, 잔소리도 하지 않았고, 손님들도 친절했다.
해가 지고도 계속 바빴다. 바람은 더 거세지고 난 더 빨리 오토바이를 타고, 담배도 맛이 덜하고,
체력은 바닥나 가고, 배는 고픈데 소화는 안되고, 배달은 계속되고, 그릇도 밀리고, 음악도 귀찮고, 말도 귀찮고,
사장도 짜증내고, 사모까지 더 짜증나게하고, 시간은 더 더디게 가고, 끝내는 사모에게 큰소리 치고, 입맛도 없고,
이조차 아리고, 마취냄새까지 신경을 끓고, 그렇게 일은 끝나고...택시타고 기사에게 넋두리 좀 하고, 집 근처 감자탕집에서
소주 반병에 뼈해장국을 먹고,
역삼동 3층 고시원에 도착해 이불속에 잠시 누웠는데 절로 큰 신음이 흘러나왔다.
몸살이 날것 같아 춥고 썰렁한 고시원을 나와
근처 모텔에 와서 뜨거운 물에 몸을 좀 담그고 나디
좀 살것 같다.
잊고 싶다. 어제를... 또 내일을 위해 오늘은 좀 자둬야지만 몸과 마음은 피곤한데, 쉽게 잠은 오지 않고,
잡념만 나를 힘들게한다. 산다는 건 견디는게 아닌데 참고 견디는 날들이 많으니 거저 버거울 따름이다.
내일은 내게 없다. 누구를 위해 견디는 건 참을만 할거다. 자식을 위해 골병드는 줄 모르고 바득바득 일에 몸을 아까지 않으시던
어머니처럼 난 자식도 아내도 아직 없어서 일꺼다. 인간에게 주어진 무한한 능력은 남을 위한 순수한 마음일때만 나타나는 법이다.
아직 아직 때가 아님을 난 안다. 아직 떠날 때가 아님을 난 안다. 하지만 쉬고 쉽다. 이 한없는 시간의 연속이 지겨울 다름이다. 욕심에서
해방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포기한 꿈 대신에 또다른 막강한 욕심이 날 괴롭힌다. 어디든 사는건 마친가진데 예전처럼 쉽게 떠나지 못하는건
미련보다는 욕심 때문이다. 준비를 너무 오래하다 못떠나고 누군가를 머문 자리에서 기다리는 것도 안닌데 쉽게 나그네처럼 왜 떠나지 못하는 걸까? 간절함이 없기에 일상은 권태로운 거다. 그리움이 없기에 하루가 긴 거다. 고달파서 외로워서 서글픈 사람들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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