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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것이-최승호(1954~)

~Wonderful World 2010. 7. 19. 08:15

'별것도 아닌 것이'-최승호(1954~)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나는 별게 아니겠지

하면서 별것 아닌 것으로 제쳐버리면

어느새 큰일이 되고 마는

쓸데없는 일인 것 같고 별것 아닌

정말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아직껏 나는

바보스럽도록 순진하고

멍게처럼 멍청 한 것도 아닐 텐데

나는 죄가 되는 게 아니겠지

하면서 죄 없는 일이라 제쳐버리면

터무니없이 큰 죄가 되고 마는

정말 별것도 아닌 것이 나를 움직인다

나는 곧장 무덤 쪽으로 전진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별게 아니겠지 하면 큰 일이 되고

죄가 아니겠지 하면 큰 죄가 되고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정말 별것도 아닌 것들은 언제쯤에나

속시원히 나를 풀어줄 속셈인가

 

'별것도 아닌 것이'-최승호(1954~).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