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우물-박형권(1961~)

~Wonderful World 2010. 11. 9. 19:20

'우물'-박형권(1961~)

 

귀뜨라미는 나에게 가을밤을 읽어주는데

나는 귀뚜라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엔제 한번 귀뚜라미 초대하여

발 뻗고 눕게 하고

귀뚜라미를 찬미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고 싶다

오늘 밤에는

귀뚜라마로 변신하여

가을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동네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