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늦게 집에 왔더니 방문에 등기우편물 미 수령 및 재방문 안내문이 문에 붙어 있었다.
강남경찰서에서 보내온 거였다. 궁금했지만 강남경찰서에 전화도 하지 않았고 서초우체국에 찾아가지도 않았다. 마음이 그나마 이성을 잃지 않아서 일거다. 일상을 크게 흔드는 일이지만 많은 경험에서 오는 느긋함이 이제야 몸에 좀 밴덕이다. 우선순위에 밀린 일인 것이다. 내 일상에서...
어제는 참 많이도 화를 냈었다. 다행히 쌍욕은 하지 않았지만 언성 높일 일이 왜 그다지도 많던지...
전철로 예전에 일했던 곳에 들러 덜 받은 돈을 받을까 생각했었다. 일단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전철역근처를 지나다 단골 한의원에서 녹차 한 잔 만 마시려다 며칠 전 다친 엉덩이뼈를 진료만 받으려다 침까지 맞는 바람에 치료비가 진료비와(그냥 무료로 될 줄 알았기에) 치료비를 포함한 금액이 구천 이백 원이 나왔다. 언제나처럼 계좌입금를 해준다 했는데 못나고 싸가지 없는 카운터 아가씨 덕에 나름 부담이 덜 된다 싶은 이들에게 전화 몇 통을 했지만 거절당하고 아이 팟 엠피쓰리를 맞기고 집으로 달려가 시집과 소설책 십여권을 들고... 알라딘으로 달려가 팔아치웠다. 거기서 첫 번째 경미한 흥분...전철을 타고 가려던 두 군데 중 한 군데도 결국은 들르지 못하고 은행에만 두 아니 세 곳에 들러 핸드폰 충전과 동전 교환 개좌개설하나와 넋두리와 실없는 농담과 마지막 한 곳에서는 사소한 것에 괜히 흥분해 고함을 지르고... 골이 띵할 정도로 혈압이 올랐다. 다행히 내 나름의 방법으로 흥을 가라앉히고 사과도 하고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흥분한 그 순간부터 내 일상은 이미 내 계획에서 박살이 난거다. 한강 고수부지로 갔다. 좀 위험한 길을 택했다. 소나기가 두어 번 내린 덕에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았다. 캐치볼 하는 이들과 눈치 없이 오래 머물며 대화를 시도하다 약간의 짜증을 견디다 못해 동호대교 쪽으로 가다 비어있는 원두막을 발견하고(지날 때 늘 여러 사람들이 차지했었다.) 꿀잠을 30여분 잤다. 몸이 많이 무거웠다. 다친 곳들에서 오는 통증은 견딜만했는데 근육통이 심했다. 게으른 스트래칭을 좀 했더니 많이 좋아졌다. 다시 동호대교 방향으로 향했다. 다시 듬성듬성 가는 소나기가 들기 시작했다. 다리 밑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담배 한대 피우며 다리 밖으로 나가봤더니 그친 듯해 다시 청담대교 쪽으로 출발했다. 그친 줄 알았던 비는 그치지 않았다. 바람 탓에..빗줄기는 그리 굵지도 않았다.
청담동으로 빠져나와....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 오전 11시 30분경에 장을 펼쳤다. (0) | 2015.08.29 |
---|---|
며칠 전에 자전거를 타다... (0) | 2015.08.20 |
또 이사를 생각 중이다... (0) | 2015.08.08 |
이사... (0) | 2014.12.18 |
이직... (0) | 2014.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