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
- 김주완(1949~)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디딤돌
- 김주완(1949~)

저 방, 들고 나는
누구든
나를 밟고 드나드시라
나는 침묵하는 받듦이니
참으로
밟을 자만 밟을 것이라
“세계 안에 존재한다(세계 내 존재)는 것은 타자와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하이데거) “나”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다. 시인은 자신을 “디딤돌”이라 정의한다. 말없이 타자들을 “받듦”으로 디딤돌은 비로소 존재의 의미와 이유를 갖는다. 그러나 “참으로/ 밟을 자만 밟을 것”이라는 조건은 받듦의 대상에도 선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함부로 밟을 일이 아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디딤돌
'중앙일보-시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함-함민복(1962~) (0) | 2016.04.21 |
---|---|
오빠가 되고 싶다 - 임보(1940~) (0) | 2016.04.20 |
얼마나 좋은지-타데우시 루제비치(1921~2014) (0) | 2016.04.18 |
목계(木鷄) - 권혁재(1965~ ) (0) | 2016.04.18 |
오리- 김영태(1936~) (0) | 2016.0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