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중심
-정세훈(1955~ )
몸의 중심으로
마음이 간다
아프지 말라고
어루만진다
몸의 중심은
생각하는 뇌가 아니다
숨 쉬는 폐가 아니다
피 끓는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 !
어루만져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처 난 곳
그곳으로
온몸이 움직인다
몸의 중심은 특정 기관에 있지 않다. 그것은 진동하는 몸을 따라 움직인다. 뇌와 폐와 심장은, 이 움직이는 중심 주위에 배치된 장기들일 뿐이다. 시는 그 중심이 곧 삶이고 삶의 상처라 말한다. 상처를 움켜쥐고 있는 건 아픔이다. 마음으로 어루만진다고 해서 아픔은 다 낫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어루만지지 않으면 안 되는, 그곳이 몸의 중심이다. 정확히는, 온몸의 중심이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정세훈(1955~ )
몸의 중심으로
마음이 간다
아프지 말라고
어루만진다
몸의 중심은
생각하는 뇌가 아니다
숨 쉬는 폐가 아니다
피 끓는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 !
어루만져 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처 난 곳
그곳으로
온몸이 움직인다
몸의 중심은 특정 기관에 있지 않다. 그것은 진동하는 몸을 따라 움직인다. 뇌와 폐와 심장은, 이 움직이는 중심 주위에 배치된 장기들일 뿐이다. 시는 그 중심이 곧 삶이고 삶의 상처라 말한다. 상처를 움켜쥐고 있는 건 아픔이다. 마음으로 어루만진다고 해서 아픔은 다 낫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어루만지지 않으면 안 되는, 그곳이 몸의 중심이다. 정확히는, 온몸의 중심이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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