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바라보며
-이수익(1942~ )
내가 내 딸과 아들을 보면
그들이 늘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는
그런
내 딸과 아들이듯이,
나무가 그 아래 어린 나무를 굽어보고
산이 그 아래 낮은 산을 굽어보는 마음이 또한
애비가 자식을 바라보듯
그런 것일까.
문득 날짐승 한 마리 푸른 숲을 떨치고 솟아오를 때도
온 산이 조바심을 치며 두 팔 벌려
안으려고, 안으려고 한다.
어린 자식의 등 뒤에 늘 너른 부모 품이 있다. 우리는 다 그 내리사랑의 슬하에서 자라 세상으로 걸어 나온다. 잘 걷고 있는가. 나무가 어린 나무를, 큰 산이 낮은 산을 근심하듯 '애비'의 깊은 눈은 자식의 멀어져가는 등을 더듬는다. 어린 새를 쉬 떠나보내지 못해 산도 하릴없이, 허공을 몸처럼 자꾸 안으려 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이수익(1942~ )
내가 내 딸과 아들을 보면
그들이 늘 안심할 수 없는 자리에 놓여 있는
그런
내 딸과 아들이듯이,
나무가 그 아래 어린 나무를 굽어보고
산이 그 아래 낮은 산을 굽어보는 마음이 또한
애비가 자식을 바라보듯
그런 것일까.
문득 날짐승 한 마리 푸른 숲을 떨치고 솟아오를 때도
온 산이 조바심을 치며 두 팔 벌려
안으려고, 안으려고 한다.
어린 자식의 등 뒤에 늘 너른 부모 품이 있다. 우리는 다 그 내리사랑의 슬하에서 자라 세상으로 걸어 나온다. 잘 걷고 있는가. 나무가 어린 나무를, 큰 산이 낮은 산을 근심하듯 '애비'의 깊은 눈은 자식의 멀어져가는 등을 더듬는다. 어린 새를 쉬 떠나보내지 못해 산도 하릴없이, 허공을 몸처럼 자꾸 안으려 한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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