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그릇 하나-윤성택

~Wonderful World 2018. 11. 4. 08:00

그릇 하나-윤성택

얘야,  그릇은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는 거란다.

어머니 손은 젖을 대로 젖어서
좀처럼 마를 것 같지 않다
젖은 손 맞잡고 문득 펴보았을 때
빈 손바닥 강줄기로 흐르는 손금
긴 여행인 듯 패어왔구나

접시들은 더러움을 나눠가지며
조금씩 깨끗해진다
행궈낸 접시를 마른 행주로 닦아내는
어머니의 잔손질, 햇살도 접혀
차곡차곡 포개진다.
이내 환해지는 잇몸의 그릇들,
나는 저 그릇처럼 닦아지지않아
어머니는 말없이 눈물 같은 물기만
정성스레 닦아낸다

그릇 하나 깨끗하게 찬장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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