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 구장에서
-이장욱(1968~ )
그때 야구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내리는 비를,
내리는 비를,
내리는 비를,
혼자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십 년 전에 이 시를 보여주며 시인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 닫은 야구장에 내리는 비. 야구는, 안 하고 있다. 그런 데에 그는 혼자 서 있다. 세상에 있는 곳에 없고 세상에 없는 곳에 있는 이상한 사람 같다. 구장은 텅 비었다. 그런데도 그게 아니라는 듯 쉼 없이, 이상한 비가 오고 있다. 사라졌으나 잊히지 않는 '삼미 슈퍼스타즈'(1982~1985)처럼. 장명부처럼. 박민규처럼.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삼미 슈퍼스타즈 구장에서
-이장욱(1968~ )

시아침 12/18
아주 오랫동안
나는 내리는 비를,
내리는 비를,
내리는 비를,
혼자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십 년 전에 이 시를 보여주며 시인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시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 닫은 야구장에 내리는 비. 야구는, 안 하고 있다. 그런 데에 그는 혼자 서 있다. 세상에 있는 곳에 없고 세상에 없는 곳에 있는 이상한 사람 같다. 구장은 텅 비었다. 그런데도 그게 아니라는 듯 쉼 없이, 이상한 비가 오고 있다. 사라졌으나 잊히지 않는 '삼미 슈퍼스타즈'(1982~1985)처럼. 장명부처럼. 박민규처럼.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출처: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삼미 슈퍼스타즈 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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