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Wonderful World 2020. 6. 18. 09:48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내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