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내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파이핑 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지에서 사랑을 배울 때 - 권성훈 (0) | 2020.06.21 |
---|---|
돌아오는 길 - 김강태(1950~2003) (0) | 2020.06.21 |
그릇 - 오세영(1942~ ) (0) | 2020.06.13 |
사랑하는 여인 - 폴 엘뤼아르(1895~1952) (0) | 2020.06.13 |
목련 - 이근배(1940~) (0) | 2020.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