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 정현종(1939~)
-1985년 가을
다 된 벼가
아닌 가을장마에 물에 잠기니 속상해서 하는 소린데
아직 익지도 않은 벼를 두고
(못자리를 두고 '풍년'을 선전하지 않는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는지 모르겠으나)
쌀농사란
논에 서 있는 벼커녕은
타작할 때도 풍년 소리를 해서는 안되며
창고에 넣은 뒤에도 아직 안 되며
쌀독에 부은 뒤에도 안 되고 오직
밥이 되어 입속에 들어간 뒤라야
할 수 있는 얘기일세
이게 어디 쌀에서 끝나는 얘가라요
정치 경제 문화 교육이 모두
모두 입속에 들어간 밥커녕은
'풍년'이라는 년의
뒷박으로 칠한 분 같아서야!
시집-'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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