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옹호하다’-유안진(1941~ )
껍데기만으로도 뭔가가 될 수 있지
울릴 수 있지
벗겨내려면 울지 않을 수 없지
겉과 속이 한결같지
속인 적 없어
껍데기를 감동시키기에는
껍데기면 충분할 뿐
살아온 전부가 껍데기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알맹이는 본 적이 없으니까
아는 건 껍데기뿐
누군, 껍데기는 가라고 했지만
알맹이도 알맹이 나름이지
껍데기도 껴안고 껴안으면
알맹이 이상이지
껍데기가 없으면 알맹이도 껍데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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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한 시인은 신동엽. ‘향그러운 흙가슴’, 한민족 초심서 우러나 민주화 통일운동 이끈 시구. 속 깊고 예의 바른 시인 이젠 "알맹이는 가라” 항변한다. 겉과 속 다르고 구체적 삶 껴안을 수 없는 헛것 알맹이는 가라 한다.
이경철·문학평론가 2009.04.02 00: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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