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역' -전윤호(1964~ )
(전략)
도원역엔 새마을 열차가 서지 않는다
특실이 달린 무궁화열차도
한 번 갈아타야 탈 수 있다.
탄광이 없어지면서
이젠 도원역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홍수가 나면 길이 막히고
기차가 오래 들어가지 않던 곳
남에게 신세지지 않은 사람들이
지들끼리 살아가던 곳
그곳을 가려고 청량리 역에서 길을 물으면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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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성소(聖所)다. 강원도 정선의 시인 전윤호에게 도원역은 무릉도원의 다른 이름이며 성소인 고향의 다른 이름이다. 삶의 법궤(法櫃)가 있는 그곳, 그곳에 영혼의 새마을열차를 세우려 하는, 아니 영혼의 KTX를 세우려 하는 몸부림, 그것이 시의 정신이 아닐까? 지하철을 타면서도 그곳을 보는 이, 오늘 아침엔 시인이리라. <강은교·시인>
‘도원역’ -전윤호(1964~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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