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 박시교 (1947 ~ )
누구나 바라잡으리
그 삶이
꽃이기를.
더러는 눈부시게
활짝 핀
감탄사이기를.
아, 하고
가슴을 때리는
순간의 절벽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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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그 앞에 서보라. 수만 곡선들을 품은 직선의 아찔함. 절벽은 아찔함 앞에서 지상의 모든 곡선을 지운다. 그 아찔함의 말없음. 그 직선의 끝에 피는 꽃의 몸. 꽃은 순간 땅에 꽂히는 감탄사가 된다. 당신은 그런 ‘순간의 절벽’이 될 때가 있는가. 이 여름, 열정의 꽃이 핀 아찔한 순간의 꿈, 직선의 절벽이 되어라.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곡선을 품은 부드러운 직선이 되어라. 이 세상이라는 모래밭에 직선의 발자국을 찍어라. 삶의 곡선으로 충만한 그 절벽의 직선의 발자국을! 나부끼는 순간의 발자국을! 좋은 시는 직선의 출생신고이며 어느 여름날 가슴을 때리는 꽃의 개화다. 직선의 발자국, 그것은 꽃잎 위에서 삶을 향하여 외친다. 모든 삶은 꽃이다, 라고. <강은교·시인>
‘절벽’ - 박시교 (1947 ~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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