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떻게 사느냐고 묻지마라
폐사지처럼 산다
요즘 뭐하고 지내느냐고 묻지 마라
폐사지에 쓰러진 탑을 일으켜세우며 산다
(중략)
기끔 웃으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바라과 풀도 뜯어먹고
부서진 석종에 불이나 켜며 산다
부디 어떻게 사느냐고 다정하게 묻지 마라
너를 용서하지 못하면 내가 죽는다고
거짓말도 자꾸 진지하게 하면
진지한 거짓말이 되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입도 버리고 혀도 파묻고 폐사지처럼 산다
정호승님의 '폐사지처럼 산다'의 일부
요즘 어떻게 사느냐고 묻지마라.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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