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이 두렵기에
개미 떼처럼 바글바글 끓는 문제들
개미에 시달리지 않고
쫓기지 않고, 개미를 미워하지 않고
그러기 위해 나는 날름날름
개미를 삼킨다
위장(胃腸)의 일로 넘겨버린다
그래도 날이면 날마다 여전히 끓는 개미 떼
나는 또 다시 날름날름
개미는 나의 양식
입속이고 뱃속이고 따끔따끔 뜨끔뜨끔
사람에게, 사람들 사이에, 그리고 사람과 세상 사이에 온갖 문제들이 있다. 풀어버리면 후련해질 것 같지만 무슨 다른 곤란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이건 오답일지도 모른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문제들이 개미 떼처럼 붐빌 때면 ‘개미핥기’처럼 그냥 후룩 삼켜버리자! 하지만 그건 늘 미봉책. 튼튼한 위장으로 개미들을 부수어 소화시키는 개미핥기와 달리 시인은 뱃속을 꿍꿍 앓는다. 하지만 이게 바로 해결책. 이 평생의 속앓이가 이 시인의 팔자고 수행이고 행복이라 본다. 문제들은 뭐 어떻게든 천천히, 천천히 소화될 테니까. 몸은 가난해도 마음의 ‘위장’ 하나는 튼튼하니까.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