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일가(一家) - 김은덕

~Wonderful World 2019. 9. 28. 18:19

일가(一家) - 김은덕


햇살 나른한 고양이 일가

길모통이 잡풀  숲 주인이 되었네


낯선 세상 부신 듯

여린 손짓 발짓으로

자꾸 눈을 부비는 새끼들 곁에

기둥 발 세운 어미의 눈이 잔잔히 깔리네


지난밤

가시가 콕콕 박힌 겹겹의 울음으로

온 동리를 휘감던

그 고양이던가?


쓰레기장에 나타나

쓰레기 봉지를 날카롭게 찢으며

게걸스레 허기를 채우던

그 고양이던가?


폭풍우 같던 시간을 견너왔구나

희미한 달빛에 걸었던

그 가시울음 속에

넌쿨 같은 새끼들 감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