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一家) - 김은덕
햇살 나른한 고양이 일가
길모통이 잡풀 숲 주인이 되었네
낯선 세상 부신 듯
여린 손짓 발짓으로
자꾸 눈을 부비는 새끼들 곁에
기둥 발 세운 어미의 눈이 잔잔히 깔리네
지난밤
가시가 콕콕 박힌 겹겹의 울음으로
온 동리를 휘감던
그 고양이던가?
쓰레기장에 나타나
쓰레기 봉지를 날카롭게 찢으며
게걸스레 허기를 채우던
그 고양이던가?
폭풍우 같던 시간을 견너왔구나
희미한 달빛에 걸었던
그 가시울음 속에
넌쿨 같은 새끼들 감고 있었구나
'파이핑 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자리 - 동길산(1960~) (0) | 2020.05.20 |
---|---|
별 - 이동순 (0) | 2019.10.11 |
행복해 진다는 것-헤르만 헤세(1877.7.2~1962.8.9) (0) | 2019.09.25 |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45-나태주(1945~) (0) | 2019.09.15 |
비-레이먼드 카버(1938~1988) (0) | 2019.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