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동순
새벽녘
마당에 오줌 누러 나갔더니
개가 흙바닥에 엎드려 꼬리만 흔듭니다
비라도 한 줄기 지나갔는지
개밥그릇엔 물이 조금 고여 있습니다
그 고인 물 위에
초롱초롱한 별 하나가 비칩니다
하늘을 보니
나처럼 새벽잠 깬 별 하나가
빈 개밥그릇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별도 밤이 깊어지면 배가 고픈가 보다. 별도 밤이 더 깊어지면 외로운가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새벽잠 깬 별이 개밥그릇을 내려다보고 울고 있겠는가.
이 시에는 개밥그릇에도 별이 뜬다. 개의 밥그릇엔 별이 뜨는데 인간의 밥그릇엔 별이 뜨지 않는가. 그건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호승
<다음 친구 블로그 '별똥별이야기에서 퍼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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