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감잎
유진택
감나무가 검은 뼈대 드러내자 가을이 저물고 있습니다
길 잃은 새들을 위해 꽃불 훤히 밝히듯
홍시를 등불처럼 매달고 있습니다
홍시를 보며 우짖던 까치 소리 멎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감잎만 사랑처럼 붉어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숙박계를 쓰듯 부리 끝으로
홍시를 쪼아대던 까치의 계절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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