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핑 시들...^~

벼락에 대하여 - 정호승(1950~)

~Wonderful World 2022. 1. 4. 08:46

벼락에 대하여 - 정호승(1950~)

 

벼락맞아 쓰러진 나무를 보고

처음에는 무슨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었나보다 하고 생가했다

그러나 이듬해 봄날

쓰러지 나무 밑동에서

다시 파란 싹이 돋는 것을 보고

죄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나무가 벼락을 맞는다는 것을

나무들은 일생에 한번씩은 사람들을 위해

벼락을 맞고 쓰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누가 나무를 대신해서

벼락을 맞을 수 있겠느냐

오늘은 누가 나무를 대신해서

벼락맞아 죽을 사람이 있겠느냐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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